토큰화 주식 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총 시가총액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RWA(실물자산 토큰화) 데이터 추적 플랫폼 RWA.xyz에 따르면, 이 수치는 2026년 사이클 기준으로만 140% 가까이 팽창한 결과다.
이 이정표가 단순한 숫자 갱신에 그치지 않는 이유는 하나다. 스페이스X의 SPCX 토큰 출시를 계기로 온체인 주식 생태계 전반에서 자본 흐름이 특정 자산이 아닌 인프라 레이어 자체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숫자가 증명하는 구조적 전환: 10억 달러의 무게
RWA.xyz 데이터를 기준으로 지난 30일간 토큰화 주식의 온체인 거래량은 43억 달러를 기록했다. 누적 이전 거래량은 처음으로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6월 15일 하루에만 솔라나(Solana) 기반 토큰화 주식의 24시간 거래량이 1억 달러를 돌파한 것도 이날이 처음이다.
이 수치들은 개별적으로도 인상적이지만, 맥락 안에서 읽으면 더 묵직하다. 테슬라(Tesla)의 TSLA 토큰은 2025년 3분기 출시 이후 꾸준히 성장해 최근 6,200만 달러의 토큰화 가치를 기록했다. SPCX는 출시 직후 TSLA 시가총액의 50% 수준인 2,600만 달러에 도달했다. 성숙한 자산을 반년도 안 돼 절반 수준까지 따라잡은 속도 자체가 이 시장의 변화 방향을 말해준다.

솔라나는 토큰화 주식 역대 최대 주간 거래량인 12억 9,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거래 활동의 95%를 점유했다. 단일 체인이 특정 RWA 카테고리의 사실상 표준 레이어로 자리잡는 과정이 이미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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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RWA 인프라를 지배하는가: 백팩의 5일 도약
SPCX 출시의 최대 수혜자는 백팩(Backpack)이다. 백팩은 솔라나 기반의 크립토 트레이딩 플랫폼으로, 완전 상환 가능한 스페이스X 주식을 온체인으로 가져온 첫 번째 창구 역할을 했다. SPCX 출시 후 5일 만에 백팩의 토큰화 주식 거래량 점유율은 사실상 0%에서 50% 이상으로 수직 상승했다.
이 숫자가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유동성은 완성된 플랫폼이 아니라 가장 빠르게 새로운 자산을 온보딩하는 인프라로 집중된다. 백팩의 공동 창업자 아르마니 페란테(Armani Ferrante)는 “지금 당장 메인스트림 시장에 도달하기까지는 최소 2년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그 미래를 위한 빌딩은 지금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프라 레이어 구축에 앞서 움직인 플랫폼이 유동성 선점 효과를 누린다는 논리는, 이미 데이터로 입증되고 있다.
150개 이상의 블록체인이 RWA를 호스팅하고 있지만(DeFiLlama 기준), 이더리움이 전체 RWA 카테고리에서 140억 달러 이상의 토큰화 가치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별도로 짚어야 한다. 이더리움의 140억 달러는 국채·채권·부동산 등 전체 RWA를 포괄하는 수치로, 토큰화 주식만을 집계한 솔라나의 데이터와 직접 비교할 수 없다. 카테고리별 레이어 1 점유 구도가 이미 분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 플랫폼/체인 | 주요 특징 | 현황 |
|---|---|---|
| 백팩(Backpack) / 솔라나 | 완전 상환 가능 구조, SPCX 최초 온보딩 | 토큰화 주식 거래량 점유율 50%+ |
| 솔라나(Solana) 전체 | 토큰화 주식 인프라 집중 | 주간 12.9억 달러, 점유율 95% |
| 이더리움(Ethereum) | 전체 RWA 최대 체인 | RWA 전체 기준 140억 달러 이상 |
| 기타 150+ 체인 | 분산 RWA 호스팅 | 유동성 분절 심화 |
스페이스X 주가는 16% 하락했는데…온체인은 왜 달랐나
전통 시장에서 스페이스X 주가는 6월 22일을 기점으로 IPO 이후 고점 대비 16% 이상 하락했다. 나일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Niles Investment Management) 창업자 댄 나일스(Dan Niles)는 “초기 수요의 상당 부분은 러셀(Russell), MSCI, 나스닥-100(Nasdaq-100) 등 주요 지수에 스페이스X가 편입되면서 지수 펀드의 강제 매수가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강제 매수 효과가 소진되는 첫 15 거래일 이후부터는 수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경고다.
ETF 수급도 구조적 한계를 노출했다. 라운드힐(Roundhill)의 공동 창업자 윌 허쉬(Will Hershey)는 “스페이스X에 노출을 제공하는 ETF로 자금이 유입될수록 운용사는 추가 주식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ETF 자산이 빠르게 불어나면 펀드 내 스페이스X 비중이 희석되고, 투자자가 IPO 랠리에서 누릴 수 있는 이익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반면 SPCX의 온체인 가치는 같은 기간 2,600만 달러 위에서 유지됐다. 전통 시장의 가격 조정이 온체인 수요를 즉각 잠식하지 않은 셈이다. 이는 토큰화 주식이 기초 자산의 단순 미러링이 아니라, 독립적인 수요 구조를 형성하기 시작했다는 근거로 읽힌다. 다만 이 괴리가 지속 가능한 프리미엄인지, 아니면 단기적인 유동성 착시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규제의 역설: 성장이 빠를수록 드러나는 구조적 숙제
토큰화 주식 시장이 10억 달러를 넘어서던 같은 시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블록체인 기반 증권에 대한 특별 혁신 면제 제안을 거부했다. 규제 기관이 시장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동시에 기존 틀을 고수하며 제동을 거는 역설적 상황이다.
타이거 리서치(Tiger Research)의 분석가 라이언 윤(Ryan Yoon)은 유동성 분절 문제를 핵심 리스크로 지목했다. “토큰화 주식은 단일 거래소가 아닌 여러 블록체인과 플랫폼에서 동시에 거래된다. 그 결과 유동성이 분산되고 가격 차이가 발생하며, 전통 금융 거래소보다 비효율적인 거래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진단이다. 150개 이상의 블록체인이 RWA를 호스팅하고 있다는 사실은 시장 확장의 증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 비효율성의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국내 시장의 소외 문제도 현실이다. 한국 투자자들이 SPCX나 TSLA 토큰에 접근하려면 국내 규제 체계 밖에 있는 해외 플랫폼을 경유해야 한다. 국내 거래소와 규제 당국이 토큰화 증권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지 못하는 동안, 유동성과 인프라 구축 기회는 해외로 넘어가고 있다. 결국 규제 공백이 가장 먼저 치르는 비용은 시장 참여 기회의 상실이다.
토큰화 주식이 향하는 방향
토큰화 주식 시장의 다음 단계는 단일 종목을 넘어서는 확장이다. 엔비디아(NVIDIA), 애플(Apple), 알파벳(Alphabet) 등 주요 미국 기술주와 ETF, 일부 귀금속까지 온체인으로 올라오는 흐름이 이미 진행 중이다. 독일 규제 중개사인 CM-에쿼티(CM-Equity AG)처럼 준거법 내에서 자산 담보 토큰화 주식을 제공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어, 컴플라이언스 스택이 실제로 가동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더 중요한 것은 디파이(DeFi) 통합이다. 토큰화 주식이 온체인 담보로 활용되거나 구조화 상품과 결합될 경우, 시장 규모는 단순 거래량 이상의 레이어를 형성하게 된다. 솔라나와 이더리움 모두 이 구조화 단계를 향한 인프라 확장을 진행 중이다. 백팩의 페란테가 “2년”이라는 타임라인을 제시한 것은 과소평가가 아니라 현실적인 빌드 사이클을 말하는 것으로 읽힌다.
결국 SPCX의 등장은 단일 종목의 토큰화 이슈가 아니다. 전통 주식 인프라가 독점해온 자본 접근성과 유동성 공급 구조를 온체인 레이어가 잠식하기 시작했다는 구조적 전환의 신호탄이다. 10억 달러는 출발점이고, 규제와 유동성 분절이라는 두 변수가 그 이후의 속도를 결정한다.
RWA 인프라 성장을 주목하고 있다면, 토큰화 자산 시장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RWA.xyz와 DeFiLlama를 함께 모니터링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유효한 접근이다. 솔라나 기반 토큰화 주식 거래량과 백팩의 점유율 변화가 이 시장의 체온계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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