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가상자산 세금 투명성을 대폭 강화하는 새로운 제도 도입을 앞두고 있다. 핵심은 DAC8이다. DAC8은 ‘행정 협력 지침(Directive on Administrative Cooperation)’의 개정판으로, 가상자산 거래와 보유 내역을 세무 당국이 보다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된 규제다.

해당 지침은 2023년 10월 EU 이사회에서 공식 채택됐으며, 2026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와 관련 서비스 제공업체는 이용자 정보와 거래 데이터를 각국 세무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다만 기업들이 시스템을 정비할 수 있도록 2026년 7월 1일까지 6개월의 유예 기간이 주어졌다.

DAC8의 도입은 가상자산을 전통 금융 자산과 유사한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EU의 의지를 반영한다. 은행 계좌나 증권 거래처럼, 가상자산 역시 세금 부과와 신고 측면에서 더 이상 ‘사각지대’로 남겨두지 않겠다는 접근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를 조세 투명성 강화로 볼 것인지, 아니면 또 하나의 규제 강화로 해석해야 할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크라켄 등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전반에 적용…글로벌 플랫폼도 예외 아니다

DAC8의 적용 범위는 EU 역내 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EU 거주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CASP) 가 대상에 포함된다. 이는 유럽에 본사를 두지 않았더라도, EU 이용자를 상대하는 글로벌 거래소라면 규제를 피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바이낸스(Binance), 코인베이스(Coinbase), 크라켄(Kraken) 등 주요 글로벌 거래소 역시 DAC8 기준에 맞춰 보고 체계와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개인 투자자 측면에서도 영향은 명확하다. DAC8은 EU 세법상 거주자로 분류되는 모든 개인에게 적용된다. 거래소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보고 대상 가상자산 거래와 보유 내역은 각국 세무 당국에 공유될 수 있다. 사실상 EU 내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의 익명성이 크게 축소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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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암호화폐 규제, 어떤 정보가 보고 대상이 되나

DAC8은 ‘보고 대상 가상자산(reportable crypto-assets)’의 범위를 폭넓게 정의하고 있다.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처럼 결제나 투자 목적으로 사용되는 대부분의 가상자산이 포함된다. 거래 내역뿐 아니라 보유 잔액, 이전 기록 등도 보고 대상에 들어간다.

다만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일부 전자화폐 토큰(e-money tokens)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는 이미 별도의 규제 체계가 마련돼 있거나, 통화 성격이 강한 자산에 대한 중복 규제를 피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DAC8의 핵심은 단순 보고 의무를 넘어선 자동 정보 교환 체계다. 각국 세무 당국은 수집된 데이터를 회원국 간 자동으로 공유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국가 간 이동이나 거래 구조를 이용한 조세 회피를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확산 가능성…OECD CARF와 맞물린 규제 흐름

DAC8은 EU만의 독자적 규제가 아니다. 전 세계 75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가상자산 보고 프레임워크(CARF) 도입에 동의한 상태다. DAC8은 사실상 EU판 CARF로, 향후 유사한 보고 의무가 다른 지역에서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이 점차 국제 공조 규제 체계 안으로 편입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EU에서 시작된 데이터 보고 모델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경우, 가상자산 산업 전반의 운영 방식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투자자 반발도 확산…사생활 침해 우려 제기

DAC8을 둘러싼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 투자자들은 세금 투명성 강화를 불가피한 흐름으로 받아들이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과도한 감시와 사생활 침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엑스(X, 구 트위터)에서는 DAC8을 두고 “EU 거주자를 겨냥한 감시 규제”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한 이용자는 EU 관할 웹3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투자자라면 비EU 기반 서비스로 이동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DAC8을 “규제 명목의 감시 체계”라고 표현하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스위스 가상자산 기업 Mt Pelerin 은 자사가 EU가 아닌 스위스 규제 하에 있어 DAC8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스위스 역시 CARF 도입을 검토 중이며, 공식 시행은 2027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덧붙였다. 이는 비EU 국가들도 중장기적으로 유사한 규제 흐름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미카(MiCA)와는 다른 축…이중 규제 구조 형성

DAC8은 EU의 가상자산 규제 핵심 축인 MiCA(Markets in Crypto-Assets) 와는 별도의 영역에서 작동한다. MiCA가 발행·유통·시장 질서를 규율하는 프레임워크라면, DAC8은 세금과 정보 공유에 초점을 맞춘 제도다.

결과적으로 EU 가상자산 시장은 시장 규제(MiCA) 와 세금·정보 규제(DAC8) 라는 이중 구조 아래 놓이게 된다. 이는 제도적 명확성을 높인다는 평가와 함께, 사업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규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투명성 강화냐, 규제 강화냐

DAC8은 가상자산을 전통 금융 시스템과 동일한 투명성 기준 아래 두려는 EU의 명확한 신호다. 조세 회피와 불투명한 거래를 줄이겠다는 정책 목표 자체는 분명하지만,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거래 익명성과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 체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2026년을 기점으로 EU 가상자산 시장은 규제 환경이 질적으로 달라질 전망이다. DAC8이 시장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지, 혹은 규제 회피 움직임을 키우는 촉매가 될지는 실제 시행 이후의 시장 반응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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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비트코인 독자를 위한 시사점

DAC8은 EU 거주자를 직접 대상으로 하지만, 글로벌 거래소가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국내 투자자에게도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향후 거래소의 정보 수집·보고 기준이 강화되면, 계정 운영 방식이나 개인정보 제공 범위가 달라질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또한 EU를 시작으로 CARF 기반 규제가 확산될 경우,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기존보다 더 전통 금융에 가까운 구조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투자자 역시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규제 흐름을 함께 고려한 전략이 요구된다.

핵심 요약

  • DAC8은 EU의 가상자산 세금 투명성 강화를 위한 핵심 규제로 2026년부터 시행된다.

  • EU 거주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거래소와 CASP가 적용 대상이다.

  • 거래·보유 내역이 각국 세무 당국에 보고되고 회원국 간 자동 공유된다.

  • DAC8은 MiCA와 별도로 작동하며 EU 가상자산 규제를 이중 구조로 만든다.

  • 투명성 강화라는 명분과 사생활 침해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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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hyun Lee
Jihyun Lee
암호화폐 에디터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 교육에 주력하는 저술가로서 탄탄한 커리어 배경을 가진 본 에디터는, 현재 99비트코인 소속의 정규 직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지현 에디터는 복잡한 기술적 개념을 일반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내는 데 전문성을 발휘하며, 암호화폐 입문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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