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상자산 규제의 핵심 법안으로 꼽히는 CLARITY Act가 상원에서 제동이 걸렸다.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윤리 조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실상 면책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반발하면서 법안 처리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미 의회는 오는 8월 10일 휴회를 앞두고 있지만, 아직 토론 종결(Cloture) 절차조차 시작하지 못한 상태다. 상원에서 필리버스터를 종료하려면 60표가 필요한 만큼 공화당은 최소 7명의 민주당 의원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힌 민주당 의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CLARITY 법안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트코인은 약 6만3,5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4시간 동안 약 1.5% 상승했으며, 일일 거래량은 전날 약 21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 수준으로 증가했다.
CLARITY 법안, 왜 상원에서 멈췄나
The CLARITY act represents a ton of bi-partisan work to finally establish clear rules for crypto in America, which 70% of Americans say we should already have.
Whether people love crypto or hate it, there is broad consensus that we need clear rules to protect consumers, give new…
— Brian Armstrong (@brian_armstrong) August 3, 2026
이번 논란의 중심에는 수정안에 포함된 가상자산 윤리 조항이 있다.
신시아 루미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 7월 22일 총 616페이지 분량의 CLARITY 법안 수정안을 공개했다. 수정안에는 연방 공직자와 배우자가 재임 기간 동안 새로운 디지털 자산을 직접 발행하거나 후원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해당 규정을 위반해 발행된 가상자산은 거래소 등 플랫폼에서 상장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다만 공직자가 재임 이전부터 보유하고 있던 가상자산은 적격 블라인드 트러스트에 편입하거나 처분하면 규정을 준수한 것으로 인정된다.
집행 권한은 미 법무부(DOJ)에만 부여됐다. 주 법무장관(State Attorney General)은 해당 조항을 근거로 별도의 조사나 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명시됐다.
논란이 된 부분은 일몰 조항이다.
해당 규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종료되는 2029년 1월 20일 정오에 자동으로 효력이 종료된다. 이후에는 규정이 유효했던 기간에 발생한 위반 행위에 대해서도 법무부가 기소할 수 없도록 설계됐다.
6월 말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 신고 자료에 따르면 그는 2025년 한 해 동안 월드리버티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과 TRUMP 밈코인 등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통해 10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윤리 조항이 트럼프 보호”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윤리 조항이 실질적인 공직자 규제보다 트럼프 대통령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7월 22일 앤절라 앨소브룩스 민주당 상원의원과 동료 의원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CLARITY 법안이 공직자 윤리와 소비자 보호, 시장 건전성 측면에서 충분한 장치를 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앨소브룩스 의원은 정치전문매체 세마포(Semafor)가 주최한 행사에서 법무부에만 집행 권한을 부여한 구조를 두고 “터무니없고 진지하지 못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주 법무장관에게도 집행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공화당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이 문제 삼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윤리 조항이 신규 가상자산 발행에만 적용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운영 중인 가상자산 사업과 기존 수익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둘째, 집행 권한이 대통령이 임명한 법무장관에게만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과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에 대해 독립적인 집행이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셋째는 2029년 1월 20일로 설정된 일몰 조항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해당 조항이 트럼프 대통령 퇴임 이후 사실상 면책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CLARITY 법안 협상의 핵심 인물로 꼽혔던 커스틴 질리브랜드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번 공동 성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가 이어지면서 공화당의 표 계산도 한층 복잡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처리 시한 임박…상원 표결 가능성은
CLARITY 법안은 2025년 7월 미 하원에서 찬성 294표, 반대 134표로 통과됐다. 이어 2026년 5월에는 상원 은행위원회에서도 초당적 지지를 받아 찬성 15표, 반대 9표로 가결됐다.
하지만 아직 상원 본회의 일정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테드 필로우즈는 상원이 8월 6일에야 클로처 절차를 시작할 경우 가장 빠른 표결일은 8월 8일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휴회 전 토론과 수정안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시간은 사실상 이틀에 불과하다.
체인링크의 크리스 배럿 역시 이번 주 안에 표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아직 공식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루벤 가예고 민주당 상원의원과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윤리 조항 수정안을 놓고 절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협상 결과가 휴회 전 본회의 상정 여부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법안 통과 여부가 가상자산 시장 변수
시장에서는 CLARITY 법안이 미국 가상자산 규제 체계를 정비할 핵심 입법이라는 점에서 상원 처리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JP모건과 번스타인은 최근 보고서에서 윤리 조항을 둘러싼 정치적 대립이 길어질수록 법안 통과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두 기관은 법안이 무산될 경우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보다 강도 높은 규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코인데스크 역시 CLARITY 법안은 미국 가상자산 산업의 규제 체계를 재편할 핵심 법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향후 기관투자자의 시장 참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분간 시장의 관심은 윤리 조항 수정 여부와 상원 본회의 일정에 집중될 전망이다. 법안 처리 결과는 미국 규제 환경뿐 아니라 비트코인과 주요 알트코인의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관련 논의의 향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미국 규제 변화가 시장에 미칠 영향과 함께 현재 주목받는 주요 프로젝트를 살펴보고 싶다면 알트코인 추천 가이드를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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