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암호화폐는 단순한 가치 저장 수단이 아닌 교환 매체의 역할을 하도록 제작되었다. 문제는 비트코인 같은 대형 코인도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이 작기 때문에 가격 변동이 크다는 것이다. 이번 가이드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 설명한다.
10분 만에 스테이블코인 이해하기
스테이블 코인이란?
스테이블 코인은 암호화폐의 변동성을 해결하기 위해 출시된 코인이다.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는 법정 통화라고도 하는 실제 통화에 페깅되어 있다. 예를 들어, 테더(USDT)는 미국 달러에 가치가 연결되어 있으며 어떤 일이 있어도 페깅을 유지한다.
이는 스테이블 코인을 매우 간단하게 설명한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다면 아래 목차를 참고해 보자.
- 암호화폐의 변동성
- 스테이블 코인이란 무엇인가?
- 스테이블 코인 페깅 생성하기
- 가장 좋은 페깅 수단은?
- 스테이블 코인 비즈니스 모델
- 현재 인기 있는 스테이블 코인은?
- 스테이블 코인에 관한 비판
- 마치며
1. 암호화폐의 변동성
같은 크기의 돌을 작은 연못과 바다에 던졌을 때, 작은 연못에 이는 파장이 더 클 것이라는 건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 아무래도 규모가 훨씬 작기 때문이다. 암호화폐를 작은 연못, 일반적인 통화를 바다로 비유하면 왜 암호화폐 변동성이 큰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시가총액이 작은 자산일 수록 가격 변동성이 높다. 총 암호화폐 시가총액이 미국 달러의 시가총액보다 작기 때문에 미국 달러보다 암호화폐에 일일 매수 및 매도량이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암호화폐 중 규모가 가장 큰 코인인 비트코인도 심할 때는 하루만에 가격이 반토막 나기도 한다. 코인 가격 변동성을 잘 나타내주는 사례가 있다. 바로 5월 22일 비트코인 피자데이의 유례가 된 사건이다. 2010년, 라슬로 한예크가 피자 두 판을 사먹지 않고 지금까지 10만 비트코인을 갖고 있었다면 자산 1조 4,000억 원의 떼부자가 되었을 것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바로 이러한 암호화폐의 변동성을 해결하기 위해 출시되었다.
2. 스테이블 코인이란 무엇인가?
스테이블 코인의 장점은 빠른 체결 속도, 적은 규제 허들, 법정 통화만큼의 안정성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일상적인 구매 수단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결제 수단으로 거의 사용되지는 않는다.
현재 스테이블 코인은 주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사용된다. 위험을 낮추기 위해 변동성이 큰 코인과 스테이블 코인을 교환하는 것이다.
만약 비트코인 가격이 미국 달러보다 떨어지는 것이 싫다면 비트코인을 테더(USDT)로 바꾸면 된다. 비트코인에 다시 투자하고 싶다면 테더를 비트코인으로 교환하면 되는 것이다. 규제 때문에 법정 통화를 지원하지 않는 거래소를 사용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테더 등 스테이블 코인을 사용한다.
스테이블 코인도 암호화폐의 한 종류인 만큼, 법정 통화보다 거래 속도가 빠르다. 거래소 간 체결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차익거래가 용이하다. 예를 들어, 국내와 해외 코인 가격 차이를 뜻하는 김치 프리미엄을 활용하는 차익거래에 스테이블 코인을 사용한다. 김치 프리미엄이 10% 이상 치솟자 국내 5대 코인 거래소에서 스테이블 코인이 약 1조 8,500억 원 가량 거래되기도 했다. 차익 거래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스테이블 코인은 교환 수단이라기보다는 유틸리티 코인으로 사용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스테이블 코인이 다른 암호화폐와 달리 가격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3. 스테이블 코인 페깅 생성하기
담보형 스테이블 코인
스테이블 코인은 페깅 방식에 따라 담보형 스테이블 코인과 알고리즘형 스테이블 코인 두 가지로 나뉜다.
담보형 스테이블 코인은 스테이블 코인 발행 기업을 신뢰할 수 있으며 코인이 페깅된 자산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특정 자본을 담보로 사용한다. 신뢰가 없다면 스테이블 코인을 매도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코인 가격이 폭락할 수 있기 때문에 신뢰를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테더의 경우, 각각의 USDT는 현금이나 테더가 담보로 보유한 다른 자산을 통해 가치를 증명한다. DGX 토큰은 금으로 가치를 증명한다.
하나 이상의 암호화폐를 통해 신뢰와 가치를 증명하는 담보형 스테이블 코인도 있다. 암호화폐를 담보로 사용하는 경우, 블록체인에서 발행 기업 보유 자산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검증이 더욱 수월하다.
알고리즘형 스테이블 코인
알고리즘형 스테이블 코인은 코인 공급을 조정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발행 기업에서 스마트 컨트랙트라고 하는 자동화 규칙을 설정해 스테이블 코인 가격에 따라 유통량을 증가하거나 감소한다.
미국 달러에 연결된 알고리즘형 스테이블 코인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코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수록 가격은 상승하지만 페깅은 깨진다.
이는 새로운 코인을 발행함으로써 해결한다. 코인 유통량이 상승하면 수요에 따른 가격 상승 압박을 완화하고 코인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코인을 매도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유통량을 줄여 미국 달러와 동일한 가격을 유지한다.
알고리즘형 스테이블 코인은 어떠한 자산도 담보로 사용하지 않는다. 코인을 관리하는 스마트 컨트랙트가 중앙 은행처럼 코인 공급량을 조절하여 가격을 유지한다.
4. 가장 좋은 페깅 수단은?
먼저 코인 페깅(Coin Pegging)이란, 특정 자산(법정화폐, 금, 다른 암호화폐 등)에 암호화폐의 가치를 고정시키는 메커니즘을 뜻한다. 대표적인 예로 스테이블코인이 USD에 연동되는 방식이 있다.
각각의 페깅 방식에는 장단점이 있다.
실물 자산을 담보로 사용하는 코인은 가장 높은 수준의 신뢰성을 갖는다. 하지만 몇 가지 단점이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실제 자산을 담보로 사용하면 자산이 동결되는 것이므로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가 없다. 횡령이나 회사 은행 계좌가 폐쇄될 위험도 언제나 있기 때문에 스테이블 코인의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발행 기업에서 유통되는 코인의 가치를 보장할 충분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테더는 발행 기업이 유통되는 USDT를 담보할 충분한 자산이 없다는 비판에 휩싸이며 감사 요청을 받기도 했다.
반면 암호화폐를 담보로 사용하는 스테이블 코인은 블록체인에서 담보를 확인할 수 있어 투명성이 보장되지만 담보 자체의 변동성이 높다. 그래서 프리미엄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담보로 사용하는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양의 150% 이상을 담보로 보유한다.
5. 스테이블 코인 비즈니스 모델
스테이블 코인의 페깅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면 굳이 왜 힘든 일을 감수하면서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는 것일까?
스테이블 코인 발행 기업에 다양한 인센티브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스테이블 코인 거래 수수료를 부과하여 수익을 얻는가 하면, 스테이블 코인으로 기업 인지도나 다른 서비스를 홍보하기도 한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후오비(Houbi), 제미나이(Gemini), 코인베이스(Coinbase), 서클(Circle)은 사용자 유입, 거래소 간 원할한 거래를 위해 자체적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했다.
6. 현재 인기 있는 스테이블 코인은?
USDT(USD 테더) – 법정 통화를 담보로 사용하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미국 달러에 페깅되어 있다. 스테이블 코인 순위 중 1위다. 테더(Tether)기업에서 발행했으며 2015년 발행된 후 비교적 안정적으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TUSD – 트루USD(TrueUSD)는 상대적으로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은 스테이블 코인으로, 법정 통화를 담보로 사용한다. 담보로 사용하는 미국 달러는 여러 신탁회사 은행 계좌에 예치되어 있다. TUSD는 USDT에 대한 비판을 해결하기 위해 출시되었다. 은행 계화는 제 3자 회계 법인에서 실시간으로 공개 감사한다.
GUSD(제미나이 USD) – 윙클보스(Winklevoss) 형제가 설립한 유명 암호화폐 거래소인 제미나이에서 발행한 스테이블 코인으로, 법정 통화를 담보로 사용한다. 제미나이에서는 GUSD가 세계 최초로 규제되는 스테이블 코인이라고 홍보한다.
USDC(USD 코인) – 서클과 코인베이스에서 출시한 법정통화 담보 스테이블 코인이다.
DAI – 메이커DAO(MakerDAO)에서 발행한 암호화폐 담보 스테이블 코인이다.
USDP(팍스 달러, Pax Dollar) – 뉴욕 금융감독청(NYDFS)에서 규제하는 금융 기관인 팍소스(Paxos)에서 발행한 법정통화 담보 스테이블 코인이다. 팍소스는 페이팔(PayPal)의 암호화폐 서비스를 운영하는 신뢰도 높은 기업이다.
PYUSD(페이팔 USD, PayPal USD) – 팍소스가 발행한 페이팔(PayPal)의 스테이블 코인으로 NYDFS에서 규제한다. 페이팔 웹사이트나 앱에서 구매, 판매, 보유가 가능하다. 페이팔에서 PYUSD를 무료로 송금할 수 있다. PYUSD를 지원하는 이더리움 지갑으로 코인을 전송할 수 있으나 네트워크 수수료가 부과된다.
7. 스테이블 코인에 관한 비판
스테이블 코인을 둘러싼 여러 가지 비판이 있다. 가장 많은 비판은 페깅을 실질적으로 장기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페그제를 사용한 통화는 유지 비용 때문에 실패했으며, 특히 연결이 위험할 때는 실패할 확률이 더 높았다.
2015년 스위스 프랑-유로, 2005년 중국 위안-미국 달러, 1997년 태국 바트-미국 달러, 1971년 미국 달러-금 페그제가 폐지된 것이 가장 유명한 예시다.
더 큰 문제는 거버넌스다.
알고리즘형이든 담보형이든, 스테이블 코인은 페깅을 유지하는 기업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중앙화되었다는 인식이 있다. 암호화폐의 핵심인 탈중앙화가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스테이블 코인을 암호화폐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만약 암호화폐 시가총액이 높아진다면 변동성이 줄어들어 스테이블 코인이 실질적으로 사용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법정 통화 등 가치가 확립된 통화의 안정성과 큰 시장, 암호화폐의 탈중앙화로 인한 유연성과 자유로움이라는 장점을 모두 확보하고자 한다.
하지만 중앙화된 주체의 관리를 받는다는 것과 대중의 신뢰를 얻기 힘들다는 단점도 함께 딸려왔다.
규제 문제도 있다. 과연 규제 당국에서 기업에서 어떠한 감독 없이 법정 통화를 모방한 자산을 발행하는 것을 허용할까?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 베이시스(Basis)는 프로젝트 자금으로 1억 3,000만 달러를 모금했지만 규제 문제로 사업을 중단했다.
8. 마치며
스테이블 코인은 규제된 법정 화폐 대신 변동성을 피할 수 있는 일시적인 유틸리티 코인으로 기능한다고 볼 수 있다.
스테이블 코인의 입지가 장기적으로 유지될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최근 스테이블 코인에 희소식이 여럿 발표되었다.
2024년 미국 대선 이후 스테이블 코인 시장 시가총액이 22% 이상 크게 상승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확장 가능성도 높아졌다. 리플랩스는 자체 스테이블 코인 RLUSD를 기업 결제 블록체인 인프라 리플 페이먼츠(Ripple Payments)에 추가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미국 우선주의와 달러 패권 등에 초점을 맞춘 스테이블 코인 관련 법안을 통과시킬 것에 대비해 새로운 규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생겼다. 만약 우리 정부에서 스테이블 코인 관련 입법을 추진한다면 스테이블 코인이 주목받게 될 것이다.
게다가 최근 가상 자산 가치가 하락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발표하자 원화 가치가 하락하자 가격이 미국 달러에 고정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가치가 고정된 코인임에도 수요 상승에 따라 업비트 스테이블 코인 종류 중 USDT와 USDC 가격이 각각 1648월과 1689원으로 올랐다. 이처림 스테이블 코인은 수요에 따라 일시적으로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시장 정서나 거시경제적 상황에 따라 스테이블 코인 수요가 장기간 상승하면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가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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