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시장이 다시 거센 변동성 구간에 진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빠르게 후퇴한 가운데, 미국과 이란 간 협상 불확실성, 미·중 갈등 심화 등 글로벌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최근 흐름을 단순 조정이 아니라 “위험자산 전반의 냉각 국면 진입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최근 한 달 사이 최저 수준까지 밀리며 한때 7만40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이후 일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8만달러 회복에는 실패한 상태다. 최근 며칠간 비트코인은 7만5000~7만7000달러 구간에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추가 하락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더리움(ETH) 역시 약세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이더리움 가격은 단기간에 2000달러 부근까지 밀리며 핵심 지지선 방어 여부가 시장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알트코인 전반 역시 낙폭이 확대되며 시장 전체 거래 심리도 빠르게 위축되는 분위기다.
“금리 인상 가능성 열려 있다”…연준 분위기 급변
이번 조정장의 핵심 원인으로는 미국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이 꼽힌다. 시장은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를 사실상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이고 있었지만, 최근 연준 내부에서 다시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만큼 빠르게 둔화되지 않는다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월러 이사는 그동안 연준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 성향 인사로 평가받아왔다는 점에서 시장 충격은 더 컸다.
실제 금리선물 시장도 빠르게 반응했다. CME 페드워치 기준 시장은 올해 안에 최소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하기 시작했다. 특히 10월 또는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다시 0.25%포인트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등장하면서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이 커졌다.
최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 역시 시장 우려를 자극했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연준이 중요하게 보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여기에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하락했고 기대 인플레이션은 오히려 상승하면서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ETF 자금 유출 전환…기관 투자심리도 흔들
기관 투자자 흐름도 이전과 달라졌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시장에서는 최근 2주 연속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올해 초 이후 이어졌던 강한 순유입 흐름이 꺾이면서 시장에서는 “기관 투자자들도 단기 리스크 관리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주 동안 미국 상장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는 수십억달러 규모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수 주 동안 이어졌던 공격적인 매수 흐름과는 정반대 움직임이다.
새롭게 취임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에 대한 실망감도 시장 압박 요인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워시에 대해 “독립적이고 강한 연준 의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지만, 시장은 오히려 금리 인하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워시 의장 역시 취임 직후 “과거의 정책 틀에 얽매이지 않는 연준”을 강조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곧바로 완화 정책 전환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현재 인플레이션 상황을 고려하면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오래 유지될 수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미·중 갈등·이란 변수까지…시장 긴장감 확대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투자심리를 흔들고 있다. 최근 열린 미·중 정상 간 대화에서는 대만 문제가 다시 핵심 갈등 이슈로 떠올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 문제를 “중국의 핵심 이익”이라고 재차 강조하면서 미국 내 경계심도 높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역시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합의 가능성과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모두 “50대 50”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긴장 고조 가능성이 국제 유가 상승과 달러 강세를 자극할 경우 비트코인(BTC) 같은 위험자산에 추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구간을 장기 매집 기회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온체인 분석가들은 비트코인의 MVRV(시가총액 대비 실현가치) 지표가 장기 평균선 아래로 내려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에도 유사한 패턴 이후 강한 반등장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시장 분석가 알리 마르티네즈는 “비트코인이 7만2000달러 부근 핵심 지지선을 유지할 경우 다시 상승 추세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9만달러 재돌파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연준 정책 변화와 글로벌 지정학 변수에 따라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핵심 요약
- 미국 연준 내부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며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시장에서 최근 2주 연속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하며 기관 투자심리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 미·중 갈등과 미국·이란 협상 불확실성 등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가 시장 변동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 일부 온체인 분석가들은 비트코인 MVRV 지표 하락을 근거로 현재 구간을 장기 매집 기회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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