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년간 대표적인 비트코인 강세론자로 활동해 온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 스트래티지(Strategy) 회장이 단기 투자자들에게 의외의 메시지를 던졌다. 비트코인을 최소 4년 이상 보유할 계획이 없다면 애초에 투자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그동안 비트코인 매수를 강조해 온 세일러의 입장과 상반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가 비트코인을 어떤 성격의 자산으로 바라보는지를 보다 명확하게 보여주는 발언에 가깝다.
“당신이 단기 가격을 예측하는 사람이거나 트레이더라면 내가 해줄 수 있는 유용한 조언은 많지 않다.”
세일러가 비트코인에 대한 장기적인 확신을 낮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단기 가격 변동을 이용해 수익을 추구하는 트레이더와 수년 단위로 자본을 배분하는 투자자를 명확하게 구분한 것이다.
The Physics of Money
— Michael Saylor (@saylor) August 18, 2026
Every monetary instrument has a natural frequency — the time you need to hold it to use it as money.
Digital Capital: ~4 years
Digital Credit: ~4 months
Digital Money: ~4 days
Digital Currency: ~4 hourspic.twitter.com/sCB2R1dYbV
그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단기간 내 필요한 자금을 비트코인에 넣어 가격 변동을 감당하려 하기보다, 충분한 투자 기간을 확보할 수 있는 자본만 BTC에 배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일러가 제시한 세 가지 자산 배분과 ‘4년’ 기준
세일러는 투자 자금을 필요한 시점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구분했다.
4개월 이내에 사용해야 하는 자금은 머니마켓 등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반면 투자 기간이 4개월에서 4년이라면 비트코인보다 변동성이 낮고 일정한 수익을 추구하는 ‘신용(Credit)’ 영역의 상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래티지가 발행한 STRC와 같은 수익형 상품이 대표적인 예다.
비트코인은 그보다 훨씬 긴 투자 기간을 전제로 한다.
“내 조언은 이렇다. 4년 이상 보유할 계획이 없다면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마라. 이상적으로는 10년 동안 보유해야 한다.”
세일러가 4년이라는 기간을 강조하는 이유는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BTC는 수십 퍼센트의 조정을 반복할 수 있기 때문에 몇 달 또는 1~2년 내 사용해야 하는 자금을 투자할 경우 시장 하락기에 손실을 확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짧은 투자 기간과 레버리지가 결합될 경우 위험은 더 커진다. 실제 비트코인 선물 시장에서는 가격이 급변할 때 높은 레버리지를 사용한 포지션에서 대규모 강제청산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세일러의 관점에서 단기 트레이딩과 장기 비트코인 투자는 사실상 서로 다른 전략에 가깝다.
세일러가 200주 이동평균선을 보는 이유
세일러가 장기 투자 기간을 판단할 때 중요하게 보는 기술적 지표 가운데 하나는 비트코인의 200주 단순이동평균선(SMA)이다.
200주 이동평균선은 약 4년간의 주간 가격을 평균한 지표다. 비트코인의 단기적인 가격 변동보다 하나의 시장 사이클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확인하는 데 활용된다.
세일러는 질의응답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비트코인을 볼 때 우리는 200주 단순이동평균선을 본다. 그것이 4년 주기의 관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는 스트래티지의 실적 발표에서도 200주 이동평균선을 비트코인의 장기적인 가치 흐름을 판단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세일러는 비트코인이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기간 동안 200주 이동평균선 위에서 거래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에 따라 단기 가격 하락 자체보다 장기 평균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논리다.
이러한 관점은 비트코인의 일간 또는 주간 가격을 예측하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세일러의 투자 논리는 다음 달 BTC가 얼마에 거래될지를 맞히는 것이 아니라, 4~10년 뒤 비트코인의 희소성과 네트워크 가치가 현재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장기 가설에 기반한다.
비트코인 뉴스…73% 손실 본 MSTR 주주에게 세일러가 한 말
질의응답에서 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롭(Rob)이라는 스트래티지 주주의 질문이었다.
그는 세 자녀를 위해 각각 상당한 자금을 MSTR 주식에 투자했지만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약 73%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일러는 이에 대해 MSTR이 비트코인보다 변동성이 훨씬 큰 자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비트코인이 50% 하락할 때 우리는 75% 하락할 수 있다. 반대로 비트코인이 강세장에 있을 때는 비트코인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한다.”
이는 MSTR을 비트코인 현물과 동일한 자산으로 봐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트래티지는 대규모 BTC를 보유하고 있지만 동시에 부채와 우선주, 주식 발행 등을 활용해 자본을 조달하는 상장기업이다.
따라서 MSTR 주가는 비트코인 가격뿐 아니라 기업의 자본 구조와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자금조달 비용 등에 영향을 받는다. 비트코인이 움직일 때 MSTR의 변동성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는 이유다.
세일러 자신도 상당한 규모의 스트래티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주주의 손실에 공감했지만, 답변의 핵심은 단기 손실을 회복할 시점을 제시하는 데 있지 않았다. 오히려 비트코인과 MSTR 모두 단기간의 가격 움직임을 감당하기 어려운 투자자에게 적합한 자산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국 이번 발언은 세일러가 비트코인 강세론에서 물러섰다는 의미와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그의 투자 철학을 보다 명확하게 보여준다. 비트코인을 단기 가격 예측의 대상으로 보기보다 최소 4년, 이상적으로는 10년 이상 자본을 배분할 수 있는 장기 자산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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