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가 리플(Ripple)과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 개념검증(PoC·Proof of Concept)에 나섰다. 4월 27일 K뱅크 최우형 대표와 리플 아시아태평양 총괄 피오나 머레이(Fiona Murray)가 직접 계약을 체결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식화했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기술 실험에 그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인터넷은행이 글로벌 블록체인 결제 인프라를 내부 시스템에 직접 연동하는 방식으로, 기존 SWIFT 중심의 해외 송금 구조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K뱅크-리플 PoC, 실제 작동 방식은?
이번 PoC의 핵심 기술 기반은 리플의 글로벌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반 디지털 지갑 플랫폼인 팰리세이드(Palisade)다. 팰리세이드는 하드웨어 보안 모듈과 다층 보안 구조를 갖추고 있어, 금융 규제 준수 측면에서 기존 은행 시스템과의 연동에 적합한 구조로 평가된다.
기술 검증은 두 단계로 진행된다. 1차 검증에서는 독립 앱 기반 송금 구조의 타당성을 검토해 이미 완료됐으며, 현재 진행 중인 2차 검증에서는 K뱅크 이용자 계좌와 내부 시스템을 리플 네트워크에 실제로 연동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2차 검증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태국과 아랍에미리트(UAE)를 대상으로 한 블록체인 기반 실시간 자금 이체가 가능해진다.
K뱅크 측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향후 입법에 대비해 해외 송금 등 다양한 응용 분야의 기술 검증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입법 준비 단계인 ‘디지털 자산 기본법 2025(Digital Asset Basic Act 2025)’ 시행을 염두에 둔 선제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리플 레저의 토큰화 성과가 확대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K뱅크의 선택, 국내 해외 송금 시장에 던지는 의미
K뱅크는 2017년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한 이후,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공식 은행 파트너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번 리플과의 협력은 K뱅크가 단순 수탁 계좌 제공을 넘어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 자체를 내재화하려는 전략적 전환점으로 읽힌다.

국내 규제 환경도 이 같은 움직임에 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금융위원회(FSC)는 최근 2017년 이후 유지해 온 가상자산 거래 제한 방침을 공식 해제하며, 기관 투자자와 전문 투자자의 암호화폐 직접 투자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규제 틀을 정비했다. 타이거 리서치(Tiger Research)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인증 사용자 수는 1,133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K뱅크-리플 협력 확대는 국내 인터넷은행이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 시장에서 선점 우위를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업비트에서 XRP는 발표 시점 기준 거래대금 상위 4위에 올라 있었으며, 업비트 당일 전체 거래량은 14억 달러(약 1조 9,600억 원)를 기록했다.

XRP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 – 리플 호재인가?
리플과 K뱅크의 협업 본격화 발표 당시 XRP는 24시간 기준 0.95% 하락한 1.41달러에 거래되고 있었다. 같은 기간 업비트 거래량도 전일 대비 19.1% 감소하는 등 단기적으로는 시장 전반의 약세 흐름이 우세했다. 다만 이는 개별 호재보다 거시적 시장 분위기가 지배하는 국면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으로 풀이된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구조적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2차 검증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태국·UAE 대상 실제 서비스가 출시될 경우, XRP의 실사용 사례가 국내 금융 기관 차원에서 공식화되는 첫 사례가 된다. 반면 PoC 단계에서 기술적 장애나 규제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가격 반응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2차 검증의 완료 시점과 이후 상용 서비스 전환 여부가 XRP 투자심리의 실질적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주목 포인트…리플 이후, 확장되는 블록체인 결제 인프라
K뱅크와 리플이 2차 기술 검증을 완료하고 태국·UAE향 실제 송금 서비스로 전환하느냐가 단기 최대 변수다. FSC의 스테이블코인 세부 지침 확정과 디지털 자산 기본법 2025 시행 일정도 함께 추적해야 할 지표로 꼽힌다. 이번 협력이 국내 인터넷은행의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 내재화라는 흐름을 얼마나 빠르게 구체화하느냐에 따라, XRP의 국내 기관 채택 속도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리플과 K뱅크의 협력은 단순한 개별 이벤트를 넘어, 블록체인 기반 결제 인프라가 실제 금융 시스템에 통합되는 흐름을 보여준다. 특히 해외 송금과 같은 실사용 영역에서 기술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유사한 구조를 가진 프로젝트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은 XRP의 단기 가격 흐름뿐 아니라, 결제·송금 인프라를 중심으로 확장되는 블록체인 생태계 전반을 함께 살펴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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