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어 프로토콜이 네트워크 검증인 합의 구조를 양자 내성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로드맵을 공개했다. 개발사 니어원은 이번 업데이트를 메인넷 이후 가장 근본적인 프로토콜 변화 중 하나로 정의하며 블록체인의 보안 규격 개편을 예고했다.
이번 발표는 단순히 미래 위협에 대비하겠다는 선언을 넘어, 실제 기술 적용 과정에서 마주한 암호학적 한계와 병목 현상을 솔직하게 인정하여 더 주목을 받고 있다.
계정 방어 넘어 합의구조 개편으로… NEAR가 밝힌 3단계 계획
이번 기술 로드맵은 사용자 자산을 지키는 표면적 방어를 넘어, 블록체인을 유지하는 내부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니어는 이미 올해 초 양자 컴퓨터가 해킹할 수 없는 새로운 암호 서명 체계(ML-DSA)를 메인넷 사용자 계정에 추가했다. 사용자가 보안 키를 한 번 전환하는 것만으로 개인 지갑을 보호하는 1단계 조치는 완료된 셈이다.
NEAR targets quantum-safe consensus by the end of 2027@NEARProtocol published its post-quantum roadmap today, targeting quantum-resistant validator consensus by late 2027, which developer "Near One" calls one of the most fundamental protocol changes since mainnet. The chain… pic.twitter.com/yKfc09JRTU
— BSCN (@BSCNews) August 24, 2026
이번에 발표된 로드맵은 3단계에 해당하는 ‘검증인 합의 프로세스’의 개편이다. 블록체인은 네트워크 검증인들이 서로 데이터가 진짜인지 확인하고 서명을 주고받는 과정을 거쳐 블록을 생성한다. 니어는 2027년 말까지 서명을 주고받는 방식 자체를 양자 컴퓨터가 해독할 수 없는 구조로 전면 교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개발팀은 이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치명적인 걸림돌 두 가지가 있다고 밝혔다. 첫째는 데이터의 무게 문제다. 양자 내성 암호는 기존 암호에 비해 데이터 용량이 수십 배 이상 크다. 1초 안에 수백 번씩 서명을 확인해야 하는 블록체인 환경에 이를 그대로 도입하면, 과부하로 인해 네트워크 속도가 급격히 느려질 수 있다.
두 번째 문제는 니어의 핵심 무기인 ‘체인 추상화(하나의 지갑으로 여러 체인을 동시 제어하는 기술)’에 필요한 양자 내성 수학 공식이 아직 학계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니어 팀은 2027년까지 이 수학적 공백을 직접 연구하여 메워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2027년 디데이… 플랫폼 경쟁으로 번진 양자 보안 전선
사실 니어는 제법 오래 전부터 양자 위협에 대한 노력을 지속해 왔지만, 이번 로드맵이 가지는 의미는 색다르다. 기존의 해결책은 해킹 위험에 대비해 사용자 개개인에게 양자 내성 방패를 쥐여주는 임시방편에 가까웠다. 반면 이번 로드맵은 블록을 생성하는 합의 엔진 자체를 양자 내성으로 재건축하겠다는 차원에서 크게 다르다. 또한 이번 로드맵은 막연한 계획에서 벗어나 2027년 말이라는 구체적인 디데이까지 설정하여 신뢰성을 높였다.
이번 움직임은 인프라 보안 표준을 선점하려는 레이어1 간의 경쟁과 궤를 함께 한다. 현재 니어와 가장 직접적인 경쟁 전선을 구축한 곳은 알고랜드다. 알고랜드 재단 역시 ‘2027년까지 광범위한 양자 탄력성 확보’를 목표로 네트워크 상태 증명 기술을 고도화하는 로드맵을 가동 중이다.
The question is no longer whether the transition to post-quantum security will happen. It's whether organizations will be ready when it does.
Algorand started in 2022. Falcon is already live on Mainnet. Today, we're publishing our roadmap to broad quantum resilience by the end… pic.twitter.com/hQhcQixPiT
— Algorand Foundation (@AlgoFoundation) June 18, 2026
반면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거대한 규모로 인해 프로토콜 자체를 통째로 바꾸는 공격적인 타임라인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더리움 재단의 보안 로드맵에 따르면, 포스트 양자 인프라의 완공 타깃은 2029년경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더리움의 경우, 사용자가 계정 추상화 기술을 통해 개별적으로 스마트 계약 지갑을 선택하고 양자 위협에 각자 대응하도록 유도하는 단계적 방식을 취한다. 결과적으로 2027년 말까지 전면 전환을 시도하는 니어나 알고랜드와는 다소 뒤쳐질 전망이다.
숨고르기 들어간 니어, 진짜 관건은 ‘전통 은행권 파일럿’
이번 발표에서 드러난 기술적 펀더멘털와 달리, 시장에서의 NEAR 가격은 다소 냉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18.5% 급등하며 2.14달러 선까지 치솟았던 NEAR는 현재 24시간 전 대비 2.04% 하락한 1.93달러 선에서 거래 중이다. 이는 비트코인이 1.82% 상승하며 랠리를 이어가는 것과 대조되는 현상이다.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하락은 악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최근 급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차익 실현, 그리고 선물 시장의 과열된 레버리지가 청산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무기한 선물 거래 대금(4억 2천만 달러)이 현물 거래 대금을 압도했던 만큼, 투기성 거품이 꺼지는 건강한 조정 단계라는 평이다.
단기적으로는 7일 이동평균선과 맞물리는 1.84달러 지지선을 지켜내느냐가 관건이며, 이 구간 방어에 성공할 경우 다시 2.00~2.03달러 저항선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1.84달러가 무너진다면 1.77달러까지 추가 후퇴할 위험이 있다.
지금 당장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제도권 금융과의 실질적인 협업이다. 로드맵 발표 당일인 8월 24일, 유럽과 아시아의 상업 은행인 비손 은행, DK 은행을 비롯해 아부다비, 부탄, 몰타의 금융 규제 당국이 니어 테스트넷에서 양자 내성 기술을 활용한 ‘지갑 생성 및 자산 송금 파일럿 테스트’에 공식 착수했다
이는 이번 로드맵이 단순 기술 자랑에 그치지 않고, 규제 환경과 보안에 민감한 제도권 금융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비즈니스적 포석임을 뜻한다. 따라서 당장은 이 기관용 파일럿 테스트가 실제 제도권 자금 유입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되는지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더 가치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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