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사상 최고가를 넘볼 듯했던 비트코인이 다시 한 번 시장을 흔들었다. 5월 30일, 비트코인 가격은 약 104,000달러까지 급락하며 단 하루 만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가치를 증발시켰다. 이 예기치 못한 급락으로 인해 수많은 트레이더들이 손실을 입었고, 무려 8억 2,700만 달러(약 1조 1,000억 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되며 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특히 이번 급락은 최근 주목을 받았던 블랙록의 비트코인 ETF에도 타격을 입히며, 암호화폐 시장의 분위기가 얼마나 빠르게 뒤바뀔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단 하루 만에 8억 달러 증발
24시간 만에 청산된 암호화폐 포지션은 8억 2,700만 달러를 넘어섰다. 대부분이 상승장을 예상하고 걸었던 롱 포지션이었다. 하지만 시장은 예상과 달리 급격히 하락했고, 매도세는 연쇄 반응처럼 번졌다.
한 번 하락세가 시작되자, 과도한 레버리지를 활용했던 투자자들의 포지션이 무너지면서 연쇄 청산이 이어졌고, 계좌는 순식간에 전액 손실로 이어졌다. 레버리지는 사라지고, 시장은 걷잡을 수 없이 미끄러졌다.
BITCOIN DIPS AS WHALES FACE LIQUIDATION
Bitcoin pulls back sharply with $841 million liquidated in the past 24 hours.
James Wynn’s high-profile 40x BTC long is now at risk, while Dogecoin leads altcoin losses in the red zone.Source: @BTCTN pic.twitter.com/CTIeHmQ0wu
— Crypto Town Hall (@Crypto_TownHall) May 31, 2025
이번 급락의 충격은 비트코인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더리움(ETH)은 2,630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도지코인(DOGE)은 무려 10% 가까이 하락하며 20센트 선 아래로 추락했다. 주요 알트코인들도 줄줄이 낙폭을 키우며 시장 전반이 휘청거렸다.
암호화폐 시장 전체로 보면 단 하루 만에 약 1,600억 달러(약 220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블랙록의 IBIT, 상승세 멈추고 하락 전환
블랙록의 iShares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는 최근까지 승승장구 중이었다. 5월 한 달 동안에만 63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유입되며, 글로벌 ETF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 기세는 멈출 줄 몰라 보였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자, IBIT 역시 그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현물 ETF의 특성상 비트코인 가격과 직접 연동되기 때문에, 상승장에서는 수익이 크지만 하락장에서는 고스란히 타격을 입는다.
물론 현재 IBIT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하락은 “이제는 안전하다”는 착각에 빠진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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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對중국 조치, 혼란에 기름 붓다
이번 암호화폐 시장의 혼란은 단순한 내부 요인만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다. 이번 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신규 관세 부과를 발표하며 미·중 무역 긴장을 다시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함으로써 기존 무역 합의를 위반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희토류는 첨단 기술 장비에서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자원으로, 이번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에 미칠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글로벌 금융 시장 전반에 불안감을 불러일으켰다. 주요 주가지수가 하락하고, 원자재 가격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으며, 암호화폐 시장 역시 이 ‘패닉셀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비트코인이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 사건은 하락장에 결정적인 압력을 더한 촉매제가 됐다는 평가다.
단기 조정일까, 더 큰 하락의 서막일까?
일각에서는 이번 하락이 비트코인의 최근 상승세에 따른 자연스러운 ‘숨 고르기’라고 해석한다. 그러나 타이밍을 고려하면 단순한 조정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대규모 매도, 연쇄 청산, 여기에 무역전쟁과 관세 관련 글로벌 헤드라인까지 겹친 이번 상황은, 평소 강심장을 자처하던 투자자들마저 흔들기에 충분했다.
유니티 월렛(Unity Wallet)의 제임스 톨레다노는 “이번 하락은 오히려 시장에 건강한 조정일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처럼 급격한 변동성은 투자자 신뢰가 흔들릴 때 시장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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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주목할 변수는?
이제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이 하락이 일시적인 ‘노이즈’인지, 아니면 더 길고 깊은 조정의 서막인지에 쏠려 있다. 과거에도 비트코인은 며칠 만에 반등한 적이 있었지만, 때로는 몇 달간 이어지는 조정장을 겪은 사례도 있었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있다. 비트코인이 이제는 ‘조용하고 안정적인 자산’으로 성숙했다는 기대를 품었던 이들이 있다면, 이번 주는 그 기대를 산산조각 내며 조롱하듯 웃어넘겼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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