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6만 달러 지지선에서 강하게 반등하며, 바닥 형성 가능성을 시사하는 첫 신호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트럼프 랠리’로 얻었던 상승분은 모두 반납한 상태다. 그렇다면 최근 암호화폐 시장의 부진은 ‘트럼프식 정치’와도 연관이 있는 걸까.

작성 시점 기준, 비트코인은 6만6,800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시장 분위기는 다소 진정된 모습이다. 다만 이번 비트코인 급락을 초래했던 요인들은 여전히 시장에 남아 있다. 과도한 레버리지, 기술주에 집중된 포지션, 고위험 자산 간 높은 상관관계, 그리고 비트코인 서사에 대한 의문까지 모두 약세장의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btc AI and Mag7 correlation

블룸버그 터미널에서 비트코인(XBT/USD),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 기술주 지수(BM7T), 그리고 블룸버그 AI 밸류체인 총수익 지수(BAIVT)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이는 XTB 리서치 디렉터인 캐슬린 브룩스의 분석이다.

브룩스는 “비트코인과 나스닥은 대체로 함께 움직이며, 두 자산 간 상관계수는 약 40% 수준의 중간 정도 양의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비트코인과 블룸버그 AI 주식 바스켓 간 상관계수는 62%로 훨씬 더 밀접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비트코인의 움직임이 AI 주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 배경에는 유동성이 있다. 최근 몇 년간 유동성은 디지털 자산과 첨단 기술주로 동시에 유입됐고, 이로 인해 두 자산군은 긴밀한 금융적 연결고리를 형성했다는 설명이다.

브룩스는 “비트코인 가격이 강세를 보일 때 AI 주식으로 자금이 흘러 들어갔고, 반대로 비트코인이 하락하면 기술주 전반에 하방 압력이 가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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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변수는 얼마나 영향을 미쳤나

그렇다면 ‘트럼프 요인’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까. 이에 대해 브룩스는 트럼프 일가의 암호화폐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내면서도, 그것이 최근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에서 이탈한 주된 이유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트럼프의 정책 방향, 그린란드를 무력으로 점령하겠다는 발언, 동맹 경시, 연준 독립성에 대한 위협 등이 오히려 암호화폐에 더 부정적인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암호화폐는 아직 활용 사례가 제한적인데,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대통령으로 인해 지정학적 질서가 흔들릴수록 보유 매력은 더 떨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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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브룩스는 최근 시장 흐름을 기술적 관점에서도 설명했다. 그는 “최근 몇 달 동안 투자자들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자산을 극도로 경계해 왔다”며 “암호화폐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가장 먼저 부각된 자산이었고, 매수 대기 수요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매도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현재 은과 금 시장에서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즉, 이번 암호화폐 조정은 단일 자산의 문제가 아니라, 고평가 자산 전반에 대한 위험 재평가 과정의 일부라는 설명이다.

Market Cap

비트코인, 5만8,000~6만 달러 지지 여부가 관건

아시아 세션 종료 시점, 홍콩 소재 가상자산 운용사 비트파이어(Bitfire)의 리서치 총괄인 앨런 딩은 주말을 앞둔 시장 상황이 매우 불안정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비트코인이 6만 달러 혹은 5만8,000달러 선을 지키지 못할 경우, 추가적인 깊은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딩은 “비트코인은 7만4,000달러 핵심 지지선을 이탈한 이후 하락 속도가 빨라졌다”며 “과매도 신호가 단기 반등을 시사하긴 하지만, 이제 시장의 시선은 주봉 EMA240과 6만 달러 지지선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상황을 고위험 자산 전반에 형성됐던 낙관적 심리가 무너지고 있는 과정으로 해석했다. 은 가격 급락, 한국 증시와 나스닥 동반 하락, 연준 정책 기대 변화, 비트코인 ETF 자금 유출,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악화, 기관 수요 약화 등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레버리지를 활용한 이더리움 포지션 청산과 자동 손절매가 맞물리며 연쇄 매도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연준 우려 확대… 시타델 증권도 트럼프 리스크 언급

딩이 언급한 ‘연준 기대 변화’는 이번 분기 가장 과소평가된 표현일 수 있다. 케빈 워시가 연준 인사 후보군에 포함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지만, 그의 부상은 거시 환경에 또 다른 불확실성을 더했다.

워시는 과거 대표적인 매파 인사로 평가받아 왔다. 만약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보여준 ‘저금리 선호’ 발언이 형식적인 것에 그치고, 실제로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선다면 이는 경기 확장 국면과는 거리가 멀다. 트럼프의 전략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에게 재정 지출을 확대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다시 ‘역(逆) 미다스의 손’이라는 트럼프 리스크가 거론된다.

월가 최대 마켓메이커 중 하나인 시타델 증권의 한 소식통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내부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시타델의 CEO 켄 그리핀은 공화당의 주요 후원자이기도 하다.

시타델은 2023년 EDX 마켓 설립에 관여했고, 이후 암호화폐 친화적 기조를 내세운 새 행정부를 계기로 암호화폐 마켓메이킹에도 진출했다. 그리핀은 워시를 연준 후보로서 “탄탄한 선택”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 전반의 행보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리핀은 월스트리트저널 행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충성 보상 문화와 가족 이익 추구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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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일가의 이해관계, 암호화폐에 부담

브룩스는 암호화폐 시장 침체를 모두 트럼프 탓으로 돌리지는 않지만, 행정부의 행보와 트럼프 일가의 이해관계가 부정적인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트럼프 브랜드를 상징하는 단어 중 하나는 ‘그리프팅(grifting)’이며, 이 이미지가 암호화폐에도 투영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암호화폐 시장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명확한 규제 체계나 실질적인 활용 사례를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CLARITY 법안이 실효성 있게 통과되고, 폴리마켓과 같은 실사용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한다면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그 전까지는 레버리지를 줄이고 시장 구조를 정비하는 과정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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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hyun Lee
Jihyun Lee
암호화폐 에디터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 교육에 주력하는 저술가로서 탄탄한 커리어 배경을 가진 본 에디터는, 현재 99비트코인 소속의 정규 직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지현 에디터는 복잡한 기술적 개념을 일반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내는 데 전문성을 발휘하며, 암호화폐 입문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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