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정책센터와 벤처캐피털 기업 패러다임(Paradigm)이 미국 재무부에 공동 서한을 제출하고,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과 연계된 자금세탁방지(AML) 규정 초안의 수정을 촉구했다.
양측은 현행 초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미국 규제를 받는 스테이블코인이 2027년 1월까지 탈중앙화금융(DeFi) 생태계에서 사실상 퇴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서한이 공개된 당일 하이퍼리퀴드의 네이티브 토큰 HYPE는 약 11% 하락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자금세탁 방지를 목적으로 한 규제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설계될 경우, 오히려 디파이 시장 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규제 밖 해외 대체 자산에 시장을 내줄 수 있다는 점이다.
HYPE는 최근 수개월 동안 가장 강한 상승세를 보인 디지털 자산 중 하나다. 2026년 초 20달러 수준에서 이달 초 75달러를 넘어섰지만, 최근 일주일 동안 조정을 받으며 현재는 55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HYPE: Honestly pretty strong selling which is a bit surprising but it was the strongest coin before, so some cool off is pretty normal. Would like to see it continue chopping around this current area but if we lose $54, I think we fill the gap between $44-$54. Like bitcoin, I'm… pic.twitter.com/7diimau41V
— Altcoin Sherpa (@AltcoinSherpa) June 9, 2026
지니어스 법안 자금세탁방지 규정의 핵심 쟁점은
미 재무부가 지난 4월 제안한 규정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해 강도 높은 AML 및 제재 준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를 물류업체에 비유하면, 창고를 떠난 이후에도 배송 과정에 관여하는 모든 사람을 추적·검증해야 하는 수준의 책임을 요구하는 셈이다.
규정에 따르면 발행사는 1차 시장뿐 아니라 2차 시장 거래에 대해서도 제재 및 AML 준수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된 이후에는 발행사가 실제 이용자 정보가 아닌 지갑 주소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현실적인 집행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미국 법률이나 제재 규정을 위반하는 거래를 차단하거나 거부해야 한다는 조항은 업계에서 사실상 이행이 불가능한 요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USD1 스테이블코인 동결 및 상장폐지 사례 역시 2차 시장 규제의 복잡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된다.
The Hyperliquid Policy Center (@HyperliquidPC) and @paradigm submitted a joint comment letter today in response to the proposed FinCEN and OFAC rule implementing the AML and sanctions requirements of the GENIUS Act for Permitted Payment Stablecoin Issuers. pic.twitter.com/xJzyxBKU82
— Hyperliquid News (@HyperliquidNews) June 9, 2026
하이퍼리퀴드와 패러다임의 주장
하이퍼리퀴드 정책센터와 패러다임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가 제시한 AML 원칙 자체에는 동의하면서도, 허가가 필요 없는 퍼블릭 블록체인 환경에서의 2차 시장 의무 범위를 보다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발행사가 통제할 수 없는 스마트컨트랙트 상호작용까지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초안이 검증인(Validator)과 프로토콜 개발자에게까지 사실상 규제 의무를 확대 적용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블록 생성 및 검증 활동이 해외로 이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발행사가 실제로 평가할 수 없는 2차 시장 거래에 대해서까지 의심거래보고서(SAR)를 제출하도록 요구할 경우, 가치가 낮은 신고가 대량 발생해 FinCEN의 업무 부담만 가중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이번 수정 요청의 목적이 디파이 생태계와 퍼블릭 블록체인 인프라를 보호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규정이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하이퍼리퀴드와 패러다임은 재무부가 규정을 수정하지 않을 경우 발행사들이 명확한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규제 준수가 가능한 폐쇄형·허가형 네트워크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무제한적인 법적 책임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 규제를 받는 스테이블코인이 디파이 시장에서 철수하고, 그 자리를 규제받지 않는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이나 비달러 기반 자산이 대체하는 상황이다.
강세 시나리오에서는 재무부가 2027년 이전에 2차 시장 관련 조항을 수정해 스테이블코인이 디파이 생태계에 계속 남게 되고, 지니어스 법안이 시장 접근성을 유지하면서도 규제 수준을 높이는 프레임워크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중립 시나리오에서는 1차 시장 규제는 강화되지만 2차 시장 의무가 일부 완화되면서 대형 발행사들이 스마트컨트랙트 기반 블랙리스트 등 프로그래밍 가능한 규제 준수 도구를 도입해 적응하는 방향이 예상된다. 다만 중소형 프로토콜들은 여전히 법적 불확실성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약세 시나리오에서는 현행안이 대부분 유지되고 주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디파이 시장 노출을 제한하면서 규제 밖 해외 프로젝트와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클래리티 법안도 변수
현재 미국 상원에서 논의 중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 역시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해당 법안은 암호화폐 플랫폼 개발자에 대한 AML 및 제재 준수 책임을 완화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업계 부담을 일부 줄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세부 조항에 대한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이며, 일부 의원들은 오는 11월 선거 이전 표결을 추진하고 있어 입법 일정 역시 불확실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규제 당국이 암호화폐 관련 금융상품에 대해 점진적이고 신중한 접근 방식을 유지해 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명확한 결론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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