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이 기관 투자자를 겨냥한 비트코인 담보 대출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번 조치는 제도권 자금을 탈중앙화 금융 생태계로 흡수하려는 중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비트코인 홀더들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을 매도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어왔다. 서클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 준수 수탁 시스템과 온체인 대출 프로토콜을 결합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서클, 비트코인 담보 대출 서비스 출시
이번에 출시된 디지털 자산 담보 대출(DABB)은 기관 고객이 비트코인을 맡기고 스테이블코인 USDC를 빌려 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금융 서비스다. 기관 고객이 서클 민트 계정에 비트코인을 예치하면 일대일 페깅된 cirBTC가 발행되며, 이를 디파이 프로토콜 모르포에 담보로 제공해 USDC를 대출받는 구조다. 대출된 USDC는 중간 과정 없이 고객의 서클 계정으로 즉시 입금되어 즉각적인 유동성 활용이 가능하다.
이번 서비스와 관련해 서클이 구축한 제도권 인프라도 눈에 띈다. 담보로 제공된 원본 비트코인은 미국 국립 신탁 은행 라이선스를 보유한 서클 내셔널 트러스트가 안전하게 수탁 보관한다. 또한, 체인링크의 준비금 증명 기술을 도입해 cirBTC의 실제 담보 자산이 일대일로 매칭되어 있는지 실시간 검증이 가능하도록 하여 투명성을 극대화했다.
BTC-backed borrowing, settled in USDC.
Eligible Circle Mint LLC customers can now deposit BTC, mint cirBTC, and borrow USDC through supported third-party lending markets on Arc or Ethereum.
A more direct path from BTC collateral to dollar-denominated liquidity.…
— USDC (@USDC) September 21, 2026
서클 측은 공식 채널을 통해 “기관 고객들이 cirBTC를 안전하게 담보로 제공하고, USDC 대출을 즉시 수령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서비스가 비트코인을 매도하지 않고도 자산의 상승 잠재력을 유지한 채 달러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최고의 자본 효율성 도구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다만 사용자가 유의해야 할 리스크도 존재한다. 대출 금리와 담보인정비율, 청산 임계값은 서클이 통제하지 않으며, 모르포 등 외부 디파이 시장의 스마트 계약 파라미터에 따라 자율적으로 변동된다. 아울러 서클 민트 인증을 받은 글로벌 기관 고객이 대상이지만, 미국 뉴욕주에 본사를 둔 클라이언트는 현지 규제로 인해 이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규제형 수탁법인과 탈중앙화 프로토콜의 만남
비트코인을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대출받는 방식은 이미 업계에서 익숙한 사례다. 기존에도 넥소 같은 중앙화 금융 플랫폼이 유사 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며, 작년에는 코인베이스도 cbBTC를 출시하여 비트코인 담보 유동성을 흡수했다.
다만 서클의 서비스는 ‘규제 제도권 수탁법인’과 ‘탈중앙화 프로토콜’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내세운다. 일부 전통금융 플랫폼들이 고객의 담보를 임의로 유용해 부실 투자로 파산했던 것과 달리, 서클은 정부 승인을 받은 신탁 은행에 자산을 묶어두고 온체인 스마트 계약으로 대출을 실행하여, 기관이 안심하고 거액을 예치할 수 있는 안정성을 확보했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코인베이스와 유사하지만, 서클은 거래소를 직접 운영하지 않아 더 강한 중립성을 내세울 수 있게 되었다.
업계 분석가들은 이번 서비스가 대형 홀더들의 시장 대응 방식을 바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금이 필요한 기관들이 비트코인을 시장에 던질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에 주목하며, 결과적으로 시장의 잠재적 매도 압력을 완화하는 완충재 역할을 할 것이라 평가했다.
이번 소식은 순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였던 서클이 자체 레이어1 블록체인 아크 메인넷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제도권 금융을 디파이 영역으로 귀속시키는 중대한 시사점을 남긴다. 코인베이스에 이어 서클까지 참전하면서, 기관용 비트코인 유동성을 자사 생태계로 유치하기 위한 글로벌 금융 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바이낸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한편 서클의 확장 행보는 기관 금융을 넘어 리테일 시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서클이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공시에 따르면,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가 서클의 클래스 A 보통주 약 124만 주를 1억 달러에 인수하며 전략적 주주로 참여했다.
🔥 NEW: Binance invested $100M in Circle to expand USDC adoption in emerging markets. pic.twitter.com/pB4RCwRm4A
— Cointelegraph (@Cointelegraph) September 22, 2026
바이낸스는 해당 지분을 최소 2년간 매도할 수 없는 락업 조건에 합의했다. 지분 투자와 더불어 양사는 향후 5년간 바이낸스 플랫폼 내에서 USDC 채택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상업적 프로토콜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낸스는 자사 모듈러 스마트 계약 지갑 내에서 발생하는 USDC 잔액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받는 구조다.
결국 서클은 디지털 자산 담보 대출을 통해 기관급 자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바이낸스와의 연대로 글로벌 리테일 기반까지 고정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미국 증시 상장을 마친 서클이 크립토 금융의 전 영역에서 독점적 지위를 다지기 위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긴 영리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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